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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창 연대기 – 안산시립합창단 창단 30주년 정기연주회 후기

경여파 🌟💡 2025. 9. 2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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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두 – 특별한 날의 시작

2025년 9월 25일 목요일 저녁 7시 30분, 안산문화예술의전당 해돋이극장은 유난히 설레는 공기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안산시립합창단의 창단 30주년이자 제77회 정기연주회.
제목은 〈합창 연대기 The Chronicle of Choral〉.
르네상스부터 21세기까지 합창 음악의 흐름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말 그대로 “합창의 역사”를 되짚는 대규모 무대였어요.
공연장은 이미 축제 같은 분위기였지만, 막상 합창단이 무대에 오르고 첫 화음을 내뱉는 순간, 객석 전체가 숨을 죽이며 음악의 세계로 빨려 들어가는 듯했습니다.
그 첫 화음이 주는 울림은 단순히 ‘노래가 시작되었다’는 신호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하나의 커다란 악기가 되어 공명하기 시작했다는 체험이었어요.


🎶 합창 연대기 – 안산시립합창단 창단 30주년 정기연주회 후기


🎼 본 공연 – 시대를 건너는 합창의 여정

1. 르네상스의 맑은 하늘

첫 곡은 토머스 윌크스의 Hark, all ye lovely saints above.
르네상스 시대 특유의 청명한 하모니가 객석을 가득 메우자, 마치 오래된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 사이로 빛이 스며드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화려하지 않지만 순수한 음향이 시대를 초월해 지금 이곳에 울려 퍼질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격스러웠습니다.

2. 경건한 신비로움

이어지는 토마스 루이스 데 빅토리아의 O magnum mysterium.
성탄의 신비를 노래하는 이 곡은 단순히 성가대의 노래가 아니라, 어디선가 천사들의 합창이 들려오는 듯한 경건함을 전해주었어요.
특히 낮은 음성들이 만들어내는 엄숙한 울림 위에, 고음이 천천히 퍼져 나가는 순간은 숨조차 멈추게 했습니다.

3. 바로크의 힘

헨델의 Dixit Dominus 중 ‘Gloria Patri’.
여기서는 합창이 단순히 화음을 쌓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음악적 에너지의 폭발로 다가왔습니다.
강렬한 리듬과 선율이 오케스트라와 함께 어우러지며, 마치 시간 여행을 하듯 18세기 바로크 음악의 생명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어요.

4. 모차르트의 빛나는 서정

모차르트의 Laudate Dominum K.339.
이 곡에서는 소프라노 솔로 김은희 님의 목소리가 빛났습니다.
고요하면서도 빛을 머금은 듯한 목소리가 합창과 만나, 청중의 마음에 은은한 여운을 남겼어요.
그 순간만큼은 객석이 아닌, 하늘 위 작은 성전에서 기도를 드리는 듯했습니다.

5. 슈베르트의 극적 서사

슈베르트의 *Erlkönig(마왕)*은 이날 무대의 전환점이었습니다.
빠른 피아노 리듬과 함께 시작된 이 곡은, 아이와 아버지, 그리고 죽음을 상징하는 마왕의 목소리가 교차하며 한 편의 드라마처럼 펼쳐졌습니다.
“과격하고 극적인, 어린아이의 공포”가 생생하게 전달되었어요.
합창으로 표현된 마왕의 그림자는 객석까지 덮쳐오는 듯했고, 마지막 절규는 숨이 막히도록 강렬했습니다.

6. 바버의 경건한 기도

사무엘 바버의 Agnus Dei.
그 유명한 Adagio for Strings를 합창으로 편곡한 곡인데, 단순한 선율이 반복되면서 점점 더 깊어지고, 절규에 가까운 클라이맥스로 치닫다가 다시 고요해지는 흐름이 정말 강렬했어요.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여, 우리에게 평화를 주소서”라는 가사가 무대 위뿐만 아니라 객석 전체의 기도가 된 듯했습니다.

7. 현대의 실험과 울림

페르투 하아파넨의 Readymade Alice.
말 그대로 현대 합창의 새로운 시도였어요.
언어와 소리를 해체하고, 다시 조합해 전혀 다른 음악적 체험을 주는 곡.
합창단의 다양한 목소리가 퍼커션처럼, 전자음처럼 쓰이기도 하고, 갑자기 고요해졌다가 또 폭발하는 순간들이 이어졌습니다.
처음엔 낯설었지만, 결국 “합창은 언제나 새롭게 태어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해준 무대였어요.


🇰🇷 한국 합창곡 – 우리의 뿌리를 노래하다

사랑가

한복 차림의 솔리스트 두 명이 무대 중앙에 서자, 마치 작은 오페라 장면을 보는 듯했어요.
단순히 소리만이 아니라 몸짓과 표정, 춤까지 어우러져 한국적 사랑의 정서를 풀어냈습니다.
“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
익숙한 가사와 선율이 합창으로 확장되자, 관객 모두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는 듯했습니다.

쾌지나 칭칭나네

마지막 무대는 국악 타악기가 더해진 신명 나는 무대였습니다.
퍼커션 고석진 님의 연주가 마치 굿판의 북소리처럼 공간을 흔들자, 합창단의 목소리까지 흥겹게 춤추듯 울려 퍼졌습니다.
단순한 민요 편곡이 아니라, 전통과 현대가 만나 새로운 힘을 내는 순간이었어요.


🙌 앵콜 – 넘사벽의 순간

앵콜 1. 아리랑 in  Amazing Grace

A in A로 유명한 이 곡은 이미 2015년 영국 공연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던 무대이기도 했죠. 
영국 공연에서 지휘자 박지훈 님이 직접 북을 치며 우리의 멋을 알리고 무대의 중심을 지켰던 것과 약간은 다르게
이번 공연에서는 지휘자 박지훈 님이 지휘로 무대를 이끌고, 고석진 님이 북을 신명 나게 두드리며 현장을 압도했어요.
그리고 소프라노 김영미 교수님은 세월이 흘렀음에도 조금의 흔들림도 없는 카리스마와 고음을 선사하며 관객을 사로잡았습니다.
한국적인 정서와 세계적인 보편성을 동시에 담은 명장면이었습니다.

앵콜 2. Oh, Glory! – Jeffery L. Ames

두 번째 앵콜곡은 무반주 아카펠라.
미국 흑인 작곡가 제프리 아메스의 작품으로, 영가 전통의 힘과 현대 합창의 세련됨이 만난 곡이에요.
중간에 등장한 앨토 솔리스트의 목소리는 그야말로 “조율이 잘 된 악기처럼 넘 아름다운 음색”이었고, 합창단 전체가 함께 쌓아 올린 화성은 말 그대로 영광(Glory) 그 자체였습니다.
이 순간 공연장의 감동은 절정에 달했고, 앵콜 두 곡이야말로 이날 공연의 진정한 피날레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어요.


💖 총평 – 역사적인 순간의 연속

이번 안산시립합창단 창단 30주년 정기연주회는 단순한 기념 공연이 아니라, 합창이라는 예술이 지닌 모든 가능성을 한 자리에서 보여준 역사적인 순간의 연속이었습니다.
르네상스의 맑음, 로맨틱의 극적 긴장, 현대의 실험, 한국의 뿌리와 정서, 그리고 세계적인 앵콜 무대까지.
그 어떤 장르의 공연에서도 쉽게 경험하기 어려운 스펙트럼이 이 하루에 다 담겨 있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 특별한 무대를 만날 수 있었던 건, 티켓을 마련해 주신 CBS합창단 단장님 덕분이었습니다. 그리고 먼 길을 왕복하며 늦은 밤까지 함께 해 준 친구가 있었기에 더욱 따뜻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음악의 감동만큼이나 그 마음 또한 제 안에 오래도록 메아리칠 거예요.  



✨ 이렇게 글을 쓰고 나니, 정말 합창이란 “혼자서는 낼 수 없는 소리”라는 말이 다시 떠오릅니다.
여러 사람의 호흡과 마음이 모여 만들어낸 그 울림은, 제 안에서도 오래도록 메아리칠 거예요.

🌌 “2025년 9월 25일, 역사적인 순간의 연속. 그 감동은 오래도록 메아리친다.”
 


지휘자 박지훈과 소프라노 김영미 교수가 함께했던 영국 무대 영상입니다. 이번 앵콜 무대를 떠올리며 감상해보셔도 좋습니다.
https://youtu.be/6DzkLR2yyOQ?si=UqGSH_nEPavTRkX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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